[이것만 해] 시험관 시술 시 남편이 해야 할 일
완벽하게 남편, 남성의 의식 흐름으로 적는 것이라 아내, 여성은 생각 치 못하거나 공감 못할 수 있다.
여느 자녀 계획이 있는 부부라면 높은 확률로 겪을 수 있는 일이 바로 난임이다. 난임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다. 결혼 시기 혹은 자녀 계획의 시기가 30대 중반을 넘는 경우가 많고, 여성의 매직넘버 35세 까지 항상 시간이 남았다고 생각해서 그렇다. 또한 현대사회 즉 MZ 세대인 나와 같은 세대를 살아온 모든 남성 분들은 유전자가 아니어도 환경에 의해 정자의 건강이 보통의 경우보다 안 좋을 확률이 높다. 누구나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 난임 때문에 굳이 스트레스를 더 하지 말자.
1. 자녀를 낳겠다 라는 생각이 확고한가 : 시험관 등 의학의 힘을 빌린다면 성공 확률이 정말 높다. 그 말은 정말 시작하면 자녀가 태어난다고 봐야하며, 자녀를 낳으면 끝이 아니라 진심 제 2의 인생이 시작되는 것으로 확고한 생각이 먼저다.
2. 와이프를 설득하라 : 난임은 진짜 여성만 힘들다. 정신적 스트레스, 와이프가 힘들면 남편도 힘들다 라는 표현은 삼가자. 그냥 A to Z까지 모두 와이프만 영향이 크다. 부부가 충분한 이야기를 나누고 와이프를 설득하자. 나의 설득 근거는,
- 자연 임신의 확률이 아주 낮고 한달에 한 번밖에 없는 기회, 확률을 높이기 위한 숙제같은 부부 관계, 임신 지속이 되지 않을 시 다시 시도할 때까지 회복 시간 (자연 유산, 계류 유산 소파술 시 최소 3개월은 쉬어야 한다) 등 시간이 낭비 된다. 매직넘버 35까지 조급해진다.
- 건강한 정자, 난자를 선택할 수 있다. 계류 유산은 확정자가 불건강하여 태어나도 건강하지 않을 확률이 높아 자연적으로 유산이 된다. 부부는 당연히 건강한 아기를 원한다.
- 정확한 계획이 가능하다. 자녀 계획의 준비의 끝이 있겠냐만 그래도 시기를 예상하고 경제적, 커리어적, 심리적, 환경적 준비를 해볼 수 있다.
- 여성이 건강할 때 시도할 수 있다. 자연 임신을 지속하다가 노산 시기까지 와서 의료의 힘을 빌린다면, 정말 난임이다. 그 때 되면 그냥 좀 더 어리고 건강할 때 의료의 힘을 빌릴 것 그랬다라는 후회를 하지 않아도 된다.
3. 병원을 가서 시작을 했다면 100% 의사, 와이프 말만 따르자 : 일단 당연한 것이지만 내 주치의가 인터넷에 있는 모든 글 보다 정확하다. 차라리 병원 선택을 할 때 고민을 많이 하더라도 선택했으면 의사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 또한 와이프 말을 모두 공감해주고, 선택에 대해 무조건 지지해라. 뭐 내 친구는 이랬다더라, 원래 그렇다더라, 저 집은 쌍둥이를 낳아도 건강하다더라 다 입을 다물어라. 와이프 본인 몸을 기반으로 일어나는 시술이다. 본인이 더 잘 알고, 더 많이 알아보고, 본인에게 가장 알맞는 선택을 한다. 남편이 어디서 알아보고 와도 이미 와이프는 아는 사실이고, 정보의 양은 10배가 넘는다.
4. 와이프의 증상 놀이에 대해 하나하나 의미 두지 마라 : 정말 하루하루 증상놀이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렇게 하고도 실패하여 우울감을 가질 수 있다. 산후 우울증만 있는 것이 아니다. 산전에도 우울하다. 잘 안되면 어떡하나 항상 마음을 조린다. 남편은 증상놀이에 대해 공감만하고, 중심을 잡아야 한다. 괜찮아 잘 될거다. 부부 모두에게 이 마음만 가지고 있으면 된다.
5. 배주사를 꼭 놔줘라. : 과배란 주사, 착상에 도움 주는 주사 등 무슨 주사인지 남편은 몰라도 된다. 다만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위치에 규칙적으로 주사를 안 아프게 놓는 법만 유튜브로 많이 알아봐라. 넌 의사가 아니다. 처방된 약, 주사에 대해 배울 필요도 더 지식을 쌓을 필요도 없다. 와이프가 더 정확하게 안다. 하지만 와이프가 직접 주사를 셀프로 놓는 것은 힘들다. 주사에 대한 두려움이 없거나 임신에 대한 의지가 정말 강한 분들은 셀프로 잘 하시지만, 보통 사람인 나 같은 경우도 주사 맞는 것은 힘든 일이고, 두려운 일이다. 주사를 놓는 것이 처음에는 남편도 무섭고 두렵지만 한 두번 하다보면 간호사 만큼 잘 할 수 있다. 백신 주사 수준의 양을 놓기에 할 수 있다.
- 남편이 와이프에게 배주사를 놔주는 장점 : 진짜 시험관 하면 남편은 하는게 없다. 와이프가 괜찮다고 생각하다가도, 산전 우울감이 갑자기 온다. 나 혼자 임신하나... 주사가 2주만 맞으면 되는 줄 알았다. (과배란주사 이후 난자 채취하면 끝나는 줄) 이후에도 도움되는 배주사들이 계속된다. 거의 한달은 맞아야 하는데 한 달간 남편이 놔주면 부부가 서로에게 고마움과 신뢰가 더 두터워진다. 특히 와이프가 정말 고생하는 것을 직접 보면서 부부가 더 마음을 함께 할 수 있다.
6. 병원은 언제나 함께 가라 : 혼자 임신하는 것 아니다. 혼자 회사다니면서 돈 버는거 아니다. 가족의 일보다 먼저인 것은 없다. 걍 휴가내라. 상사에게 찍혀도 와이프한테 찍히는 것보다 낫다. 상사는 길어야 3년이다. 와이프는 짧아야 30년이다. 기본적인 검사만 하러 병원에 가도 꼭 함께하자. 어렵지 않다.
7. 무알콜 맥주를 마셔라 : 정자의 건강이 난자의 건강만큼 중요하다. 어쨋든 정자가 씨인데 씨가 안 좋은데 열매가 좋을리가 있나. 무알콜 0.0% (클라우드, 하이트)을 마시는 것에 익숙해져라. 먹다보면 취하는 느낌이 날 정도로 일반 맥주와 비슷하다. 임산부가 마실 수 있는 무알콜을 함께 한다면 부부가 굳이 금주를 하는 어려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
8. 정부 난임 지원 프로그램을 미리 알아봐라 : 와이프는 모든 신경이 시술에 맞춰져 있다. 정부에서는 출산 절벽에서 벗어나기 위해 각 종 지원을 보건소를 통해 한다. 또한 난임 시술을 하기 위한 법적 조건들도 있으니 알아봐서 모든 조치를 취하고 혜택도 받아간다. 병원과 본인 주소지의 보건소(주소지 이외의 보건소에 방문하면, 다시 주소지 보건소로 가라고 한다-지역에 따라 지원하는 것이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에 문의하면 친절하게 안내 받을 수 있다.
말이 길어지니 그만해야겠다. 나의 시험관 시술기라고 하면 소설처럼 쓸 수 있지만 그건 굳이....
결론적으로 하나만 기억해라.
남편은 의사 선생님과 와이프가 하자고 하는대로만 성실하고 마음을 다해 하기만 하면 된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