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2022] 10년간 각종 투자 연대기 #1
매번 랩탑으로 글을 쓰다가 어플로 손쉽게 쓸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 좀 더 자주 뭔가를 적어놓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예전에 검은 요일로 표현되는 코스닥, 나스닥 지수가 대량으로 빠지는 날이 요즘엔 계속되고 있어서 검은 목요일 따위의 기사도 보이지 않는다.
10년의 긴 시간 동안 내 재테크 투자에 대해 돌아보고자 한다. 내용이 길어지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는 나로써 큰 줄기만 보고 디테일은 따로 다루겠다.

직장인이 된 시점은 미생의 장그래의 인턴시절과 같았다. 모두가 직장 내에서 임원이 되는 것이 꿈이고 임원급에만 들어가면 경제적 사회적 풍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시대… 미친듯이 사회적 성취를 하는 것을 서울대 입학을 위한 수능공부처럼 한 곳만 보던 시대에 주식 투자를 시작했다.
그때도 재테크 성공 신화에 대한 관심은 많았지만 그건 부동산이고, 주식은 도박처럼 여겨지던 시대다.
원래 성격이 차트, 시장 공부해서 확신을 가지고 투자하지 않는다. 무조건 정보만 믿었다. 음 나름 좋은 환경에서 자라고 수학하고 직장까지 들어갔음으로 주변의 정보가 무조건 일반인보다 정확하고 빠르다고 생각했다. 250을 시작으로 1000만원을 만들었다. So easy~ 하루에 내 하루 월급보다 많은 이득이 생겼고, 회사도 신입사원이라 모든게 새롭고 즐거웠다. 난 첫 사회생활의 이미지가 좋다. 회사 다니는거 즐겁다. 회사에서 밥도줘 술사줘 해외 출장 보내줘 나쁠게 뭐있나. 주말에는 빨리 회사도 가고 싶고, 월요일 주식장이 열리기만을 손꼽아 기다렸다. 말이 4배이지 4배되려면 하루에 더블 디짓 상승날이 꽤 된다. 대학교 후배들한테 맨날 술 사고 주말마다 돈쓰러 다니고 차도 샀다! So flex~!

모든 사람이 겪는 거지만 250으로 1000만원 벌면 이런 생각이 든다. 하 1000만원 넣을걸, 1억 넣었으면 지금 4억이 되서 집을 사서 부동산 투자로 바로 간다! (그땐 4억이면 서울 강남 3구에 집 샀다) 결혼 전에 자가가 있으면 결혼 하기도 너무 좋고, 미래의 와이프 얼굴이 바뀐다 따위의 잘못된 생각…..
음 잘못된 생각은 아니다! 만약 그때 1억으로 4억을 만들어서 강남 3구의 집을 샀으면 지금 20억이다. 껄무새 같은 소리라는건 내 경험이 말해주긴 한다. (이렇게 버셔서 fire하신분들 존경하고 부럽습니다!)
맞다. 난 90% 넘는 사람들이 겪는 일반인 이었다. 왜냐면 진짜 1.5억을 주식에 투자했거든! 신입사원이 1.5억이 어딨냐고 하실 분들을 위해 말씀드리면, 일단 연봉만큼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가능하며, 그 금액을 담보로 스탁론이 가능하다. 200%까지.. 레버리지의 끝이지! 여기에 뭐 신용 대출이든 뭐든 끼면 요즘 영끌로 집사는데 난 영끌로 주식을 샀다. 얼마나 위험하냐면 하루에 5프로 떨어져도 반대매매를 당할 수 있었다. 반대매매는 너 돈 못갚을거 같으니 더 떨어질 수 있으니 지금 금액의 -15%로 강제 매매한 후 대출을 해준 금융사는 일단 회수 하겠다 이거다.
내가 바보도 아니고 영끌로 모아서 주식 투자를 하는데 뭐 한번에 매수를 했거나 그냥 뭐 다들 아는 우량주를 샀겠는가? (우량주 샀으면 실제 결과는 더 나을거 같은데 막상 반대매매 퍼센트를 이겨내기 어렵다. 걍 매일 올라서 상한가로 시작하지 않으면 스탁론 하면 안된다) 각종 매수 기법을 사용하여 조심히 조심히 매수하고, 각종 법조계, 금융계, 정치계 지인 라인 모두 동원하여 알아본 정보로 삼위일체된 주식을 사기 시작했다. 3일 정도만에 5천넣어서 1천을 벌었다. 근데 떨어지기 시작한다. 10만원 익절하고 나올 수도 없게 하루에 10%이상씩 쭉쭉….
이때라고 정신을 차릴 수 있냐? 달콤함을 맛보면, 사자의 심장으로 저가 매수 기회를 준다고 생각한다. 주변에 워렌버핏 할아버지가 와서 손 떼라고 해도 믿지 않는다. 난 이미 이걸로 집사서 fire를 할 수 있다는 사이비 종교적 믿음과 계시와 계획이 있다고 생각하거든.
물을 1.5억까지 계속 타서 겨우겨우 -20%를 만들고 이젠 기도메타다. 상한가 한방이면 복구된다 (심지어 그때 상하한가는 15%였다) 하고 -50% 가까이에서 반대 매매를 당한다.

진짜 바람 참 좋더라… 역시 세계 인류도시 대한민국 서울 한강 뷰란… 물이 조금만 따뜻했어도 진짜 들어갔다 ㅆㅂ..
여튼 그 당시에 정말 전재산과 같아 보이는 큰 돈을 잃고 나니 멘탈 잡기 힘들다. 혹시 지금 이런 분이 있다면 정말 이렇게 생각하라.
정말 나중에 보면 푼돈이고, 너가 벌 돈이 더 많으며, 나중에 진짜 ㅈ 같아서 회사에서 나와야 겠다라고 생각할때 1년만 더 다니면 손절한거 메꾼다. 살아야 갚지 않겠니..
절대 수익과 절대 손해는 없다 정말. 같은 종목으로 같은 시기에 같은 금액을 투자해도 결과는 다르다. 여기서 배운건 2가지다.
1. 정보 보다 중요한건 매니지먼트다. 자신만의 매니지먼트 방법과 확신이 주가 예상의 정확도 보다 훨씬 중요하다.
2. 인생은 파도다. 내려갈때가 있으면 오를 때가 있고 살아야 누리고 자산 증식과 삶의 풍요로움을 느낄 기회가 있다. 단 한번의 실수로 수많은 기회를 저버리지 마라.
지금 내가 어쨋든 산 증인이니까.
연대기의 다음 편에서 계속하겠다.
-S$